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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나눔’을 훔치는 사람들

  석간신문 한 면을 메우고 있는 기사 두 가지가 눈에 띈다. 극과 극의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하나는 ‘나눔’과 ‘기부’ 이야기로 ‘국민추천포상’ 대상자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고, 하나는 ‘결손아동 공책 사줄 돈 술값으로 쓴 교수’란 제목의 기사다. '국민추천포상‘은 말 그대로 국민들이 추천한 공로자들을 정부가 실사해 포상하는 제도다. 올해 모두 24명이 선정됐다.

 ‘기부천사’로 유명하다는 유양선 할머니는 젓갈을 팔아 37년 간 모은 재산 23억 원을 장학금과 도서 등으로 학교와 불우이웃 등에게 기부해 왔다. 1983년 한 산골학교에 책을 기증한 것이 시작이었다. “어렸을 때 친정 부모님이 ‘남한테 받기보다는 주는 사람이 되라’ 고 가르치셨다고 한다.

 ‘거인’으로 불리는 김 해영씨는 척추장애로 134센티미터의 작은 키를 가지고 있다. 1985년 세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편물부문에서 1위를 한 후 14년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현지 주민들에게 편물기술을 전수했다. 함양 '염소 할머니‘로 불리는 정 갑연 할머니, 십 년 넘게 염소를 키워 모은 돈 1억 원을 고향 함양 안의 고등학교에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평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내는 사람이 가장 부러웠다. 모은 돈이 너무 적어 창피하다고” 며 어느 지방신문에 소감을 밝혔다.

 그와 반대로 ‘결손아동 공책 사줄 돈 술값으로 쓴 교수’도 있다. 섬 지역의 결손가정 아동들에게 지원돼야 할 복지예산을 유흥비로 사용한 국립대 교수와 대학사업단 직원 등이 그들이다. ‘도서아동 비전드림 사업단’을 꾸리면서 아동지원비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섬 지역의 결손가정 초등학생들에게 지원되어야 할 돈이 그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나눔은 어떻게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가

 <나눔은 어떻게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프로네시스/변광배)는 ‘나눔’과 ‘기부’에 관한 책이다. 당대 유명한 철학자들의 이론을 담아 낸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2009년을 기점으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는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 큰 의미다. 이제 대규모 자연재해를 입은 나라나 우리나라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나라들을 돕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프랑스의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의 기부에 대한 사유를 비롯하여 조르주 바타유와 자크 데리다의 기부에 대한 사유를 접하게 된다. 이들의 사유와 사르트르의 그것을 비교 검토하면서 네 명 사이에 일관된 논리가 흐른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과연 ‘모든 기부는 순수한 것인가’라는 문제가 그것이다.

 기부현상을 천착하려는 이론적 작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참으로 반가운 책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사례는 넘쳐나지만 이론적인 면에서는 참고할 만한 책이 드물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당대의 유명한 철학자들이 ‘나눔’과 ‘기부’에 대해 다양한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놀랍기까지 하다.

 책에서는 두 가지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기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 해명과 “기부는 모두 순수한 것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형태의 기부가 바람직 한 것인가” 라는 문제다. 저자는 ‘인식이 뒷받침되는 실천과 그렇지 못한 실천은 차원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나눔의 방법은 다양하다
 주위에서 기부 주인공들의 소식을 접하는 것은 이제 일상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주변에서 평생 구멍가게를 운영해 어렵사리 저축한 돈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할머니 사연은 물론이고 열악한 관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적지 않는 돈을 기부한 연예인들, 자기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외국 학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어린 학생들.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장기를 나눠주고 세상을 떠난 젊은이,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노인들과 장기 기증에 서명한 사람들까지 사연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자기가 가진 능력을 기부하는 이른바 ‘재능기부’ 도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인기 블러거로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그는 자신의 ‘재능기부’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즐거우면 세상도 즐겁다>(마음산책)란 책에 담았다. 재능기부에 참여하게 된 동기에서부터 재능기부의 방법 그리고 재능기부를 통해 달라진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인은 시로, 서예가는 서예 작품으로, 소설가 수필가 들이 문화적인 혜택에서 제외된 지역을 돌면서 문학 강의를 하기도 한다. 연예인들도 자신의 공적인 활동을 통해 ‘기부’와 ‘나눔’에 동참하는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기사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림 음악 미술 미용 이용 요리 등의 분야는 물론이거니와 해외 결연 아동과 편지를 주고받을 때 번역을 돕는 일에 이르기까지 개인이 가진 작은 능력이 훌륭한 기부 행위로 승화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서맹은기자(womenisnews@hanmail.net)

2012-06-28 오후 5:51:00, HIT :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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