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의해 당 혁신위원장으로 전격 발탁된 김용태 의원의 첫 작품이 박근혜 대통령 때리기다. 김용태 의원은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실장 등 교체에 대해 “국민에 대한 답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어떤 의미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비박계 3선인 김 위원장은 당 혁신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의 요구에) 대답할 수 있는 게 혁신의 출발”이라며 “답은 정해져 있다. 이제는 (새누리당이) 대답해야 한다. 대답하지 않고 딴전을 부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안은 이미 다 나와 있다. 모두가 알고 있다. 실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친박(親朴)계 의원 및 당선자 20명이 이날 김용태 혁신위원장 등 비박(非朴)계가 혁신위와 비대위에 대거 진출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들은 “이제 우리 스스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 유능한 분을 삼고초려라도 해서 모셔 와 혁신을 주도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비상대책위원들도 유능한 인재로 채워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정답이다. 이미 실패한 전정권의 실세들이 어떻게 당 혁신과 비상대책을 세우겠다는 말인가?
김용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수위원 출신으로 전 정권의 제2인자이자 실세였던 이재오의 호위무사이다. 그는 늘 박 대통령을 공격하는데 앞장서 왔다. 유승민과도 같은 패거리로 불린다. 정진석은 왜 그런 이에게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겼을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지하는 것을 보면 알만하다. 김용태는 청와대 인사가 왜 잘 못인지 밝히지 않았다. ‘혁신안은 이미 다 나와 있고 모두 다 안다’고 했다. 누가 무엇을 알고 있다는 말인가? 유승민의 헌법 제1조 찬가를 말하는 것 같다.
김용태가 혁신위를 맡고 이혜훈이 비대위원으로 선발되었을 때 새누리당은 이미 망조를 자초했다. 야당의 반(反)박근혜 기류에 편승해 야당보다 더한 박근혜 정부 흔들기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김용태 등 친이계가 설쳤던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신판 대상이 되었고 정권 재창출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그런 그들이 박근혜 정권을 지탄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적반하장이다.
그들은 박근혜의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린 경천동지(驚天動地)의 혁신에 의해 금배지를 유지했다. 그런 그를 4.13총선 패배의 원흉인양 몰아붙이고 있다. 총선 패배의 원인제공자는 김무성과 유승민이라는 사실을 덮기 위해 천인공노할 언행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용태·유승민과 정진석 따위의 정치놀음에 놀아나겠는가? 하지만 박 대통령도 ‘그래 잘해봐’라며 새누리당을 포기할 수도 있다. 야당과 비박계는 물론 언론까지 합세해 박 대통령 흔들기와 때리기가 도를 넘었어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 어느 당과 대선주자들보다 훨씬 높다. 박 대통령을 흔들어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세력은 북쪽의 김정은 폭군과 남쪽의 함량미달 문재인·안철수 대권병자들 뿐이다. 그들에게 비박계가 기울거릴 모양이다. 이제 새누리당의 운명은 백척간두에서 흐느적거린다. 원조 보수 세력의 지지철회 수순만 남았다.
남강/시인.수필가.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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