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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강/시인,수필가.작가 |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을 두고 형량과 재벌개혁의지를 따졌을 때 김진태 의원에 더욱 집중했다. 박근혜 대통령 형(刑)집행정지를 강력히 요구하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청문회가 자정에 종료될 때까지 간절했던 바람은 허탈하게 무산됐다.
두 시간쯤 자리를 비운 사이 김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관련 언급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신문을 뒤졌지만 없었다. 그 기대마저 무너지면서 눈에 띈 기사는 <"디스크 악화" 朴 전 대통령, 두 번째 형집행정지 신청>이었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형(刑) 집행정지를 신청했다며 지난 2017년 3월 31일 구속 이후 두 번째라는 내용이다. 이 기사를 보는 순간 김진태에 대한 배신감이 분노의 치를 떨게 했다.
김진태는 박 대통령 ‘탄핵반대’ 태극기집회에서부터 ‘탄핵무효’ 구호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참여해 탄핵의 불법성과 부당함을 외쳤었다. 국회의원 3선으로 김진태보다 선배인 조원진 의원은 항상 김진태를 앞세우며 그를 부각시켰다. 그로해서 김진태는 정의와 투쟁의 사도로 자리매김하면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2선 의원으로 제1야당인 한국당 대표 경선에 두 번이나 나갈 수 있을 만큼 급성장한 동력은 조원진 의원과 함께한 태극기집회의 후광이었다.
그를 당 대표에 당선시키기 위해 태극기집회 열혈 참가자 3만 여명이 한국당 책임당원으로 입당하기도 했다. 태극기열정은 김진태 태풍으로 불릴 만큼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비록 낙선했지만 2·3위로 약진하며 정치거물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 그가 이상 징후를 보인 것은 이른바 ‘5.18 폄훼발언으로 당내 제재를 받으면서부터다. 그는 3·10 탄핵 3주기집회에서 친정집인 우리공화당을 외면하고 엉뚱한 집회에 참석했다.
홍문종 의원이 조원진 대표가 2년 동안 이끌어왔던 대한애국당에 입당하면서 우리공화당으로 새로 태어날 때도 김진태 의원의 합류가 절실했을 것이다. 그즈음 그는 황교안 대표와 독대한 뒤 우리공화당과는 완전히 거리를 둔 모양새다.
어떻든 김진태는 박근혜 대통령으로 하여금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대약진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에 대한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는 것은 정치인 이전에 인간적으로도 부도덕한 배신행위다. 3년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풍파를 무릅쓰고 악전고투하며 헌법수호정신 하나로 온몸을 던져 박근혜 대통령 탄핵무효를 외치는 구국태극기 애국동지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17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당시 유영하 변호사는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고, 불에 데인 듯한 통증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기각하며 "형 집행정지 허용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마당에 검찰을 지휘할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박 대통령 형 집행정지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김진태의 인간성을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이유다. 그는 기회주의자이자 양지만 찾는 정치모리배에 불과했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나는 일생동안 그 어떤 당에도 가입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특정정치세력의 반역행위로서 이에 맞서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오로지 이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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