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랑여사의 맹랑육아
 
 [2015-08-11 오후 3:55:00]

▲필자 서맹은 원장
'
밴드'는 아이들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이다!

 

자박자박 걷고 이제 막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여기 아파요 해 주세요!’ 그리고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여기 저기 상처를 가리키며 해 주길 바라고 친구가 붙여온 밴드를 자신도 붙여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다 아문 상처에도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한 작은 뾰루지에도 온통 밴드를 붙여달라고 합니다. 한 아이가 밴드를 붙이기 시작하면 놀이를 하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고 모두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여기도 아팠어요.’ 하면서 자신의 몸을 이리 저리 살펴보고 상처를 찾아내느라 눈빛이 분주합니다.

  그 행동이 자신의 불안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혹은 관심을 받고 싶은 행동이라는 이해를 하지 못한 때에는 이렇게 말을 하게 됩니다. ‘다 나았네. 괜찮아! 저리 가서 놀아하고 가볍게 지나쳐 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급기야 자기 맘을 몰라준다는 생각에 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떼를 쓰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보는 관점과 아이들이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럴 때는 어 그랬구나. 많이 아팠어. 밴드 붙여줄게.’라고 맞장구 쳐 주면서 예쁜 밴드를 하나 살짝 붙여주면 아이는 금방 놀이에 다시 빠져 듭니다.

 

이 시기에는 신체적인 상이 형성되기 때문에 자기 몸에 생긴 상처 역시 아이에겐 무서움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다치거나 상처가 생겼을 때, 혹은 모기나 벌레에 물려 발갛게 부어오른 상처, 그리고 나뭇가지 등에 살짝 긁힌 상처에도 밴드를 꼭 붙여달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밴드를 붙이는 것은 곧 자기 몸이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육아 신문 인터넷 <베이비트리>에서 조 선미 교수도 아이가 놀이터에서 수시로 달려와 붙여 달라는 밴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답게 그에 대한 아이의 심리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쓰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있어서 살갗이 까지면서 방울방울 맺히는 빨간 피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중간 톤의 피부색과 선명한 붉은 색의 대비 자체가 충격적이기도 하거와 TV에서 보았던 무서운 장면이 겹치면서 공포는 가중된다. 이 때 아이들의 울음은 아픔의 울음에 두려움이 더해진 것이다. 까지고 벗겨져 아프기도 하고, 그 상처로 인해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더해지면서 바늘귀만한 상처에도 곧 죽을 듯이 우는 것이다.’

 조 선미 교수에 따르면 이 때 밴드는 마술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밴드는 끔찍하기만 한 상처를 감쪽같이 가려줄 뿐 아니라 알록달록한 그림은 마음을 위로해주기까지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 아이들이 느끼는 것은, ‘상처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아픔과 두려움도 사라지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지요.

 소소한 것에도 밴드를 붙여달라고 달려오는 아이들을 눈여겨보아야 하는 대목입니다. 느낀다. 이것은 원시적인 형태의 마술사고로 논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관련이 없는데도 있다고 믿는 맹목적 믿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밴드를 붙이는 행위에서조차도 아이가 걱정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하고 입김으로 상처를 불어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는 엄마가 불어넣어주는 입김이 상처를 치유한다는 마술적 사고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밴드를 붙여주는 것은 몸의 상처뿐 아니라 동요되고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치유행위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아이는 아직 미숙한 존재라 자주 넘어지고 부딪치고 상처도 자주 납니다. 어른들의 시각으로는 자주 넘어지는 아이에게 조심하라는 주의를 주기는 쉽지만,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워 밴드를 붙여주는 일은 쉽게 간과하고괜찮아!’를 연발하기 쉽습니다. 급기야 넘어져 우는 아이에게 울지 말라고 다그치기도 합니다.

 아이가 넘어졌을 때 우린 호호하며 상처 부위를 불어 주고 아이가 울지 않게 꼭 안아 준다."가슴의 상처까지 안아 주고 싶은." 밴드광고의 카피는 결과적으로 심한 과장광고는 아니다. 밴드를 사서 아이의 다친 곳에 대는 순간 아이는 울음을 멈춘다. 놀라운 플라시보(Placebo effect)효과가 아닐 수 없다

무릎에 난 상처를 아플까 봐 걱정해 주고, 밴드를 사서 다친 곳에 그것을 붙여 주는 행위로 우린 이미 크게 위로받을 수 있으므로. 신경생물학자들은 누군가 우리 몸을 다정하게 쓰다듬어 줄 때 정성으로 애무할 때, 천연 모르핀인 엔도르핀(Endorphin)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엔도르핀은 상처를 치료하진 않지만 고통이 전달되지 못하게 한다. 넘어진 아이를 쓰다듬어 주고 안아 주는 행위는 아이를 진정시켜 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아이의 상처가 덜 고통스럽게 도와준다. 반면 넘어지고 피가 나도 아무도 일으켜 주지 않고 그 상처에 밴드를 가져다 붙여 주는 사람이 없다면, 무릎의 상처는 마음의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다. -목 수정<야성의 심리학> 중에서

 밴드를 많이 쓰는 연령의 아이들을 위해 밴드를 사러 약국에 들러보면 만만치 않은 가격에 놀라기도 하지만 각종 캐릭터들이 그려진 밴드는 가끔은 어른에게도 붙여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합니다. 하물며 아이들에게 그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야성의 심리학>을 쓴 저자 목 수정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지나치는 밴드광고에서조차 그 심오한 의미를 찾아내 글을 씁니다. ‘동심을 가진 사고는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가져야 할 사고입니다. 눈높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아이들처럼 아이를 키우는 어른들 또한 늘 소소한 일상에서 이런 것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